오늘은 UAE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UAE에 근무하면서 가끔 현지인 집에 초대를 받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는데, 두바이 같은 대도시에서 사는 분들은 우리가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에 다녀왔어요. 같이 근무하는 Mr.Ahmed 집에 초대를 받아서 다녀온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이 친구는 UAE와 Oman국경 지역에 거주하는데, 조상 대대로 살아온 동족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4대째 일가 친척들과 함께 농장을 가꾸며 살고 있어서 UAE 현지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다녀온 곳은 UAE 국경지역, Wadi Shaam
아래 사진에서 별표로 표시한 지역이 어제 다녀온 아흐메드씨의 집입니다. Wadi Shaam로 잘 알려진 곳으로 여기서 ‘Wadi’는 시내, 계곡을 뜻하는 아랍어입니다. 아라비아 반도의 끝 부분에 위치한 이곳은 5분거리에 바다가 접해있고, 와디가 형성되어 있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과 함께 천해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Ras Al Khaimah 시내에서 50분을 차로 달려 도착한 곳은 바위산이 감싸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아담한 마을 있었습니다. 언듯 보기에 산에 있는 바위가 앞으로 쏟아내릴듯한 느낌을 주었어요. 돌산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흐메드씨의 집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마젤리스라고 부르는 사랑방이 있습니다. 주로 손님을 오면 맞이하는 방입니다.
안쪽으로 거주하고 있는 안가가 보입니다. 최근에 새로 단장해서 그런지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마젤리스 앞에는 망고 나무가 있네요. 아흐메드씨 가족이 반갑게 맞아 주어 행복했습니다. 아내분과 5명의 자녀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며 살고 있어요.

마젤리스 내부 모습입니다. 널직한 공간에 사방 벽을 따라서 손님들이 앉을 수 있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바닥은 양탄자가 있구요. 흰색과 곤색이 대조를 이루고 있어 모던한 느낌을 주네요.

아라빅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바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농장으로 향했습니다.
자연 농장1
농장입구입니다. 전통방식의 출입문이라고 합니다. 손잡이를 돌려서 열고 닫게 되어 있습니다.

농장을 들어서면 중간을 관통하는 수로가 보입니다. 양쪽으로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죠.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는 돌산에 모래가 많은 사막지역이었는데, 농장안은 그야말로 오아시스입니다. 들어 선 순간 열대우림에 온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온도 2~3도 뚝 떨어진 느낌이에요.

이 물은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선대분들이 우물을 손으로 직접 파서 만든 우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양수기를 이용해 지하수를 퍼올리고 있습니다. 우물 깊이가 족히 30m는 되어 보였습니다.

농장에는 가운데 보이는 것처럼 야자수가 제일 많았습니다. 이번에 야자수가 남자와 여자나무가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밑에 보이는 나무는 바나나 나무입니다.아흐메드씨가 직접 관리하지는 않고, 인부 3명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레몬 나무도 키우고 있었습니다.

파파야 나무도 꽤 많았습니다. 아직 열매가 영글지 않았네요. 저는 이런 나무들을 직접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그야말로 울창한 밀림같죠. 누가 여기를 열사의 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흐메드씨와 동생 알리씨가 친절히 이곳 저곳을 안내하며 농장을 구경시켜 주었어요.

이곳은 선조들이 대대로 가꾸어온 자연 그대로의 농장이었습니다.
자연 농장2
이어서 방문한 곳은 아흐메드씨가 5년 전부터 직접 조성하고 있는 본인의 농장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현대식 농장이더군요. 위에 울창한 농장과는 느낌이 다르죠. 다양한 식물을 키우며 있었어요. 태양열판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축구장 크기만했어요.

무화과 나무입니다.

민트가 참 싱싱해 보이죠. 온실에 들어선 순간 산뜻한 민트 향기가 코를 자극했어요. 오는 길에 가져가라고 한바구니 뜯어 주었습니다.

온실에서 토마도도 키우고 있었어요. 모든 식물에는 호스관을 설치해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레몬 마무도 여기 저기 많이 심어 놓았습니다. 석류나무도 보이구요.

목화나무도 한쪽에 잔득 심겨져 있었습니다. 고려시대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전했던 문익점이 생각났어요.

농장에는 가축도 있더라구요. 오리들이 보이죠.

왕관 앵무새도 6마리 있었습니다. 엉첨 넓은 공간을 새장으로 만들어 놨어요. 새들의 복지를 우선 생각한 거겠죠.

양도 여러 마리 키우고 있어요.

닭도 있어요. 매일 달걀을 수거해서 요리해 먹는다네요. 오가닉 계란을 매일 먹을 수 있다니 부럽네요.

농장안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옆에는 수영장까지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쉬면서 수확한 토마토, 산딸기 그리고 바나나도 맛있게 먹었답니다.


농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해변가로 갔습니다.
해변가 구경
와디를 가보려고 했는데 벌써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해서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해변에 구경 갔습니다.

평화로운 해변가에는 고깃배가 그물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연안에서 고기가 많이 잡힌데요. 이런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으니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보트들이 정박해 있는 마리나에도 가봤어요.

구경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을 차려놨더라구요.
맛있는 저녁식사
염치 불구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랍음식을 많이 준비해 주셨어요. 우리나라도 얼마전까지 바닥에 앉아서 식사하는 문화가 있었죠. 여기도 비슷했습니다. 식탁문화가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많은 가정에서 바닥에 앉아서 먹는 문화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을 입구에 있는 모스크를 찍었어요. 전통양식의 모스크가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 긴 하루 였어요. 도시가 아닌 시골의 평화로운 지역의 현지인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어서 저로서는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다음편에는 방문 뒷얘기를 해 볼께요. 가족중심의 문화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굿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