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 지역은 독특한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을 가지고 있어, 서구식 접근법이나 한국식 비즈니스 방식으로만 접근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반드시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며, 작은 실수 하나가 사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많이 알고는 있지만 놓치기 쉬운중동 비즈니스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특히 중동 출장이 처음이신분들은 꼭 한번 정독하고 가시기를 권합니다.
1. 이슬람 문화와 종교를 경시하는 행동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합니다.
라마단 기간 중 실수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과 음료를 섭취하지 않습니다. 이 기간에 공공장소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행동은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점점 완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보수적인 지역은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한 외국계 기업의 대표가 라마단 기간 중 회의에서 커피를 마셨다가 현지 직원들의 반발을 사며 계약이 무산된 사례를 인터넷에서 접해 보셨을 겁니다.
이슬람 신앙에 대한 부정적 언급
종교적인 논쟁은 피해야 하며, 특히 이슬람과 관련된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18년 한 다국적 기업의 임원이 이슬람 교리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현지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왼손 사용 주의
중동에서는 왼손을 불결한 손으로 여깁니다. 왼손을 사용했다고 해서 앞에서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악수나 명함을 건넬 때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2. 비즈니스 미팅에서 지나친 직설적인 표현
중동에서는 직접적인 거절을 불편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 “No”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대신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협상을 진행할 때 상대방이 “생각해 보겠다”라고 하면 사실상 거절의 의미일 수 있습니다.
- 당연한 얘기일수 있지만,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하거나 체면을 손상시키는 행동은 신뢰를 깨트릴 수 있습니다.
- 급하게 결정을 내리도록 압박하는 태도는 비즈니스 관계를 망칠 수 있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필수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인샬라’문화라고 합니다. 중동에서는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반응이 없어도 꾸준히 두드리면 문은 열립니다. 단지 오랜 시간과 적확한 플랜이 필요할 뿐이죠.
3. 계약서보다 인간관계를 무시하는 태도
서구식 비즈니스에서는 계약서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중동에서는 인간관계가 계약서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 비즈니스는 ‘와스타(Wasta)’, 즉 인맥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 외국 기업이 계약서에만 의존해 사업을 진행하려다 현지 파트너의 신뢰를 얻지 못해 철수한 사례가 있습니다.
-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고 관계를 소홀히 하면 신뢰를 잃게 됩니다.
- 협상 시 너무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관계를 쌓아가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계약이 준수되지 않을 때의 대처법
중동에서는 계약이 반드시 서구식 기준으로 엄격하게 준수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처법이 필요합니다.
현지 법률과 계약 조항을 철저히 검토
계약 체결 전, 현지 법률 전문가와 함께 법적 보호 조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구체적으로 의무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재 조항 삽입
중동 비즈니스에서는 국제 중재를 통한 분쟁 해결이 일반적이므로, 계약서에 국제 중재 기관(예: 두바이 국제 금융 센터 법원, ICC 국제중재법원)을 통한 해결 방안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 유지를 위한 협의
계약 이행이 지연되거나 준수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법적 대응보다는 먼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금 지급 및 지불 조건 관리
계약금이나 대금 지급을 단계별로 설정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미지급 사태를 방지해야 합니다.
4. 중동의 정치와 민감한 이슈 언급
중동에서는 정치, 왕실, 종교 관련 이슈를 함부로 논의하는 것이 매우 위험합니다.
- 현지 정부나 왕실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은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9년 한 글로벌 기업의 대표가 현지 정치에 대해 언급했다가 입국이 금지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걸프 국가 간 갈등, 종파 갈등(수니파-시아파)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중동은 가자지구를 비롯해 예멘, 레바논 등 분쟁지역이 많으며 종파와 민족에 따라 정치적 갈등이 심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신앙에 대한 얘기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5. 시간 개념을 서구식으로 적용하는 실수
서구식 시간 개념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미팅이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대해 너무 불만을 표시하면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팅시간 전에 도착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는것이 좋겠죠. 한 한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계약 협상을 진행하면서 시간 엄수를 강조했다가 협상이 결렬된 사례가 있습니다.
- 중동의 ‘인샬라(Inshallah, 신이 원하신다면)’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는 책임 회피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유보적인 표현이므로 너무 강하게 재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6.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과 행동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보수적인 복장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행사나 이벤트가 있으면 좀 과하게 입고가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만(남들은 케주얼 복장을 입고 왔는데, 나만 정장을 입고가는 경우), 공식 행사에 너무 케주얼한 옷을 입고 간다면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 남성은 정장이나 전통적인 중동 의상을 입는 것이 좋으며, 반바지나 슬리퍼 등은 피해야 합니다. 두바이의 한 글로벌 기업 직원이 반바지를 입고 미팅에 참석했다가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 여성은 노출이 적은 옷을 착용해야 하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나 UAE에서는 특정기간에 두건(히잡) 착용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 고위층을 대할 때 지나치게 캐주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습니다.
- 악수할 때 상대방이 먼저 손을 내밀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예의입니다. 특히 여성과의 악수는 상대방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위에서는 잘해야 본전이지만, 실수로 비즈니스 전체에 나쁜 영향을 초래할수도 있는 하지말아야 하는 행동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번 더 강조하자면 중동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실수들을 피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며 접근한다면, 중동 비즈니스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굿데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