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예찬

요즘 고양이 키우는 분들이 많죠. 예전과는 달리 온 오프라인 마켓에 고양이 장난감부터 특화된 간식거리, 놀이터까지 각종 고양이 상품들이 잘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면 고양이가 인간의 반려 동물로 어엿이 자리 잡은 느낌입니다. 오늘은 고양이 얘기를 해 볼께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반려 동물하면 단연코 개였습니다. 고양이는 쥐 잡을 때만 필요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시골에서 자랐던 저는 고양이랑 친하진 않았어요. 제 옆에는 항상 개가 따라다녔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대학에 가서 저는 고양이와 친숙해지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대학 동기 중에 “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는데, 워낙 관절이 유연해서 점프 능력이 탁월했죠. 족구 축구 컵차기에 두각을 나타냈거든요. 매일 사람 고양이가 옆에 있다 보니 고양이라는 단어가 친근해 졌어요.

매개자 ‘브리’

그러다 최근 오랬동안 테니스모임에 해오던 친구가 실제 고양이를 키운다며 SNS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엽네”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제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이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는 “브리”라고 한답니다.

매개자 '브리'

뭔가 세련미가 물씬 풍기죠. 잘 생겼습니다.

이 고양이 덕분에 소원했던 가족 관계가 많이 회복되었다고 하네요. 브리를 놓고 아들 딸과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었다고 해요. 이런 걸 보면 브리는 단지 반려 동물이 아니라 매개자 역할을 톡톡히 해 냈네요.

고양이 전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한국에서 고양이에 대한 재미있는 전설같이 이야기가 있을까?

‘한국가축문사’에 보면 옛 조상들은 고양이를 음성(陰性) 으로 보고 여성과 닮았다고 여겼습니다. 음험하고 앙칼진 것으로 대변되는 고양이의 기질을 여인과 동질적인 것으로 보았다고 해요.

또한 주술적인 동물로 여겨서 저주의 수단으로 고양이를 가장 많이 이용했습니다. 고양이의 다리나 간을 땅에 묻고 저주를 하면 원한이 있는 사람의 다리나 간에 병이 생겨 죽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경기도에서는 도난을 당하였을 때 절에서 얻어온 기름을 고양이에게 칠하여 산 채로 태우면 범인이 불구자가 된다는 얘기가 전해내려옵니다.

고양이가 개와 달리 왜 인간이 덮는 이불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잉어로 변신한 용왕의 아들을 낚은 어부가 그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용왕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를 탐낸 어느 방물장수 할멈이 여의주를 가져갔습니다. 이에 격분한 어부의 개와 고양이가 방물장수 집에 잠입하여, 개는 망을 보고 고양이는 쥐왕을 볼모로 잡고 쥐떼를 시켜 여의주를 찾아냈죠. 고양이가 여의주를 입에 물고 개의 등을 타고 강물을 건너오다가 여의주를 물속에 빠뜨리게 되었습니다.

실망하고 개는 집으로 와 버렸으나, 고양이는 어부가 그물로 잡은 물고기 중에서 배를 갈라 여의주를 찾아 주인에게 가져 왔습니다. 이 고양이의 행동에 보은하는 뜻으로 그 때부터 고양이를 이불 속으로 들여왔으나, 개는 밖에서 살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옵니다.

아랍에미리트 ‘개냥이’

아랍에미레이트에는 “개냥이”라고 부르는 길 고양이들이 많답니다. 왠만한 동네 어디를 가더라고 쉽게 고양이를 만나요. 정기적으로 먹이를 주는 분들도 많아요. 이러다가 정이 들어 집에 데리고와서 키우기도 한답니다.

아랍에미리트 '개냥이'

보은 하는 ‘아깽이’

앞 사무실에 근무하는 과장님도 역시 길 고양이를 주워와서 키운답니다. “아깽이”라는 애칭을 주었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먹을걸 주니 은혜를 보답하고 싶었던지 자꾸 쥐를 물어다 주더래요. 결초보은 정신으로요. 역시 영물입니다.

보은 하는 '아깽이'

예쁜 이름 ‘론드리’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은 “론드리”라고 부르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답니다. 새탁소앞에서 주워와서 ‘론드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네요. 고양이를 키우니 좋은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없데요. 털만 날리고 할퀴고 오줌싸고 그런다네요. 하지만 휴대폰에 한가득 고양이 사진을 찍어 놓은걸 보면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예쁜 이름 '론드리'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해 온 영물로 여겨지는 고양이, 참 재미있는 동물인것 같아요. 그럼 오늘도 야옹 굿데이~

고양이 예찬”의 1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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